보도자료

젊어지는 대장암, 생활습관 탓 아니다

  • 관리자
  • 작성일 : 2025.12.19
  • 조회수 : 31

대장암은 국내 암 발병률 상위권을 꾸준히 차지하며,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누구에게나 발병 가능성이 있지만,
특정 업무환경에 놓인 노동자에게는 그 위험이 더욱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한때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주목할 점은 이 질병이 단순한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유해 요인에 장기간 노출되는 직업적 환경 역시 대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장암도 산업재해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생체리듬을 깨뜨리는 야간 교대근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7년, 야간·교대근무를 ‘2A급 발암 요인’으로 분류했다.
우리 몸에는 약 24시간 주기로 잠자고 깨는 시간을 조절하는 ‘생체 시계’가 있다.
교대근무, 특히 야간근무는 생체 시계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낮에 활동해야 할 몸이 밤에 억지로 깨어 있으려고 하니 여러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야간에 인공조명에 노출되면 분비량이 줄어든다.
암세포에 대한 우리 몸의 방어력이 떨어지고, 손상된 세포가 쉽게 회복되지 않아 대장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교대근무를 하면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거나, 야식을 먹거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흡연과 음주 등 교대근무에 흔히 뒤따르는 생활 습관이 겹치면, 위험은 더욱 커진다.


소화기관까지 침투하는 석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석면은 주로 폐암이나 악성중피종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암·대장암 등 소화기계 암과의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건설·조선·자동차 수리업처 럼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석면 가루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유입되지만, 일부는 침이나 음식물과 함께 소화기관으로도 들어간다.
극도로 작고 날카로운 석면 섬유는 장 점막에 박히거나 장벽을 뚫고 들어가며, 만성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이 지속되면 세포가 손상되고 유전적 변이가 축적되면서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에서도 석면으로 인한 대장암을 산재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약 30년간 보온공으로 일했던 노동자의 사례다.
그는 선박 배관과 엔진실 등에 석면이 포함된 보온재를 직접 자르고 붙이며, 보이지 않는 석면 가루를 매일 들이마셨다.
그는 2020년 2월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암은 이미 간까지 전이된 상태였고, 수술조차 불가능해 고식적 항암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대한직업환경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AOEM)에 등재된 논문에 따르면 석면에 고농도로 장기간 노출될 경우 직장암 등 소화기암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근거로 대장암이 장기간의 석면 노출로 인한 업무상 재해임을 최초로 인정했다.

현재 대장암은 폐암 등 다른 직업성 암에 비해 업무 관련성이 비교적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위험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연구와 사례가 축적될수록, 야간 교대근무나 석면 외에도 각종 유기용제, 산업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직업군에서 대장암 발병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암은 예방이 최선의 대응이다.
아직 인과관계가 완벽히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노동자와 사업주 모두가 잠재적 위험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