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전립선암도? … 현실이 된 ‘야간근무 암’

  • 관리자
  • 작성일 : 2025.12.19
  • 조회수 : 56

많은 교대근무 노동자들은 밤낮이 바뀌는 사이클에 대해 “오래 하면 익숙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몸은 결코 야간노동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다.
오히려 과학자들은 교대근무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7년 교대근무를 ‘2A급 발암 추정 요인’으로 분류했다.
동물실험에서는 발암성 근거가 충분하며 인간에게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교대근무는 수면장애, 우울증, 뇌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야간작업’을 특수건강진단이 필요한 유해인자로 명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이 교대근무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쌓이면서 그 위험성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밤을 정복한 인간, 생체리듬을 잃다

인류의 역사 대부분 동안 노동은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순리를 따랐다.
밤은 휴식과 회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18~19세기 산업혁명은 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의 백열전구가 발명되면서 인간은 마침내 어둠을 정복하고
밤에도 대낮처럼 일할 수 있는 기술을 손에 쥐게 되었다.

24시간 내내 공장을 돌리게 된 것은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기계를 멈추는 것은 곧 손실을 의미했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밤낮없이 기계 앞에 서야 했다.
철강·화학산업처럼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연속 공정 산업이 발전하면서 교대근무는 더욱 확산했다.
자본의 효율성을 위해 ‘발명’된 교대근무는 수만 년간 이어져 온 인류의 생체 시계를 불과 100여 년 만에 무너뜨렸다.


2A급 발암요인, 질병 부르는 밤샘 노동

최근 산재로 인정된 한 지게차 운전원의 사례는 교대근무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34년간 지게차 운전원과 경비원으로 일하며 3교대와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반복했던 한 노동자 A씨 사례다.
그는 평소 전립선비대증으로 꾸준히 병원 관리를 받아왔지만,
2019년 전립선암 의심 소견을 받았고 이듬해 2월, 결국 전립선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34년간 야간 교대근무를 했다. 야간노동은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권 노동자의 경우, 서양권보다 야간 교대근무와 전립선암의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난다.
여기에 지게차 운전 중 장기간 노출된 ‘디젤엔진 배출물질’이 부가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장기간 야간 교대근무를 핵심 근거로 삼아 디젤엔진 배출물질 노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의 전립선암을 직업성 암으로 인정했다.

야간·교대근무와 직업성 암 간의 상관관계는 비단 전립선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직업환경의학회는 야간 교대근무와 유방암의 업무관련성 인정 기준을 25년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타이어공장에서 28년 넘게 교대근무를 하다
직장암에 걸린 노동자의 사례에 대해 ‘업무관련성이 매우 높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교대근무가 특정 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공식 인정되는 셈이다.


필수노동 부담, 노동자 개인에 떠넘겨선 안 돼

의료, 제조, 치안, 소방 등 수많은 분야가 교대근무를 통해 유지된다.
이들의 노동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수’라는 명분이 노동자의 건강을 방치하는 이유일 수 없다.

이제는 개인의 ‘적응’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대신, 사회 전체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근무방식 개선으로 야간노동의 총량을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 충분한 휴식 보장과 정기적인 건강 관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교대근무 노동자의 건강을 사회적 비용으로 여기는 인식을 멈추고, 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

노무법인 이산 암산재연구소장 (pdy86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