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노무 소식

 특고 장비 한 대가 바꾸는 특별교육 의무

  • 2026.08.24 16:18:18
  • 4

한 사업장에서 상시 사용하는 하역기계는 4대다. 그런데 하루 동안 작업하기 위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자기 소유 지게차 1대를 반입하면 현장에 있는 장비는 모두 5대가 된다. 이처럼 일시적으로 반입된 장비 한 대만으로 해당 사업장을 특별안전보건교육 대상 사업장으로 봐야 할까. 더욱이 사업주가 소유하거나 임차한 장비가 아니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직접 소유하고 조종하는 장비라면 ‘5대 이상 보유’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표 5 제1호 라목 제13호는 ‘운반용 등 하역기계를 5대 이상 보유한 사업장에서의 해당 기계로 하는 작업’을 특별교육 대상 작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반용 등 하역기계를 합산해 5대 이상 보유한 사업장에서 해당 기계를 취급하는 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는 특별교육 의무가 적용된다.

법령은 ‘운반용 등 하역기계’의 범위를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다. 다만 고용노동부 유권해석인 산업안전과-990(2019.3.7.)은 이를 ‘동력을 이용하여 화물을 운반하며 짐을 싣고 내리는 기계’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서 동력에는 엔진뿐만 아니라 전기·배터리 등이 포함되며 사람이 직접 끌거나 미는 손수레와 같은 무동력 운반용구는 제외된다.

관련 행정해석과 안내자료를 종합하면 운반용 등 하역기계에는 컨베이어와 같은 고정식 동력 운반설비뿐만 아니라 지게차·구내운반차·화물자동차·고소작업대 등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도 포함된다. 따라서 장비의 명칭이나 형태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동력 사용 여부와 실제 운반·적재·상하차 등 작업 용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특별교육은 16시간 이상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초 작업에 종사하기 전 4시간 이상 실시하고 나머지 12시간은 3개월 이내에 나누어 실시할 수 있다. 다만 2개월 이내에 종료되는 일회성 작업인 ‘단기간 작업’이나 연간 총 작업일수가 60일을 초과하지 않는 ‘간헐적 작업’은 2시간 이상 실시할 수 있다. 건설기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필요한 기간에 한시적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실무상 2시간의 특별교육이 적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5대 이상 보유’의 판단 기준이다. 법령은 ‘보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이를 반드시 법률상 소유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2016년 6월 21일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회신은 장비의 소유·대여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장에서 5대 이상의 하역기계를 근로자에게 사용하게 한다면 특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유’를 형식적인 소유가 아니라 실질적인 사용·관리의 개념으로 해석한 것이다.

2020년 3월 고용노동부의 건설기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적용기준도 ‘5대 이상 보유’를 소유·임대 관계와 관계없이 계약 당사자의 기계 대수로 판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사업주가 임차·리스 등의 방법으로 장비를 도입해 소속 근로자에게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는 타당하다. 소유 명의와 관계없이 사업주가 장비를 작업공정에 편입하고 운행과 작업 방법을 실질적으로 지휘·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자기 소유 장비를 일시적으로 반입해 직접 조종하는 경우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업주가 임차해 관리하는 장비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일시적으로 반입해 직접 운용하는 장비는 사용·관리의 실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상시 하역기계가 4대인 사업장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지게차 1대가 일시적으로 반입되면 현행 행정해석상 특별교육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해당 특수형태근로종사자뿐만 아니라 기존 하역기계를 취급하는 소속 근로자의 특별교육 의무까지 새롭게 문제될 수 있다.

반면 작업이 끝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장비가 현장을 빠져나가면 사업장의 장비는 다시 4대가 된다. 결국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출입 일정과 반입 장비 대수에 따라 특별교육 대상 여부가 수시로 달라지는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한다.

사업주는 그때마다 장비 대수를 다시 산정하고 교육 대상자와 교육 시간을 판단해야 한다. 반입 장비가 사전에 확정되지 않거나 작업 일정이 수시로 변경되는 현장에서는 교육 의무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특히 일시적으로 투입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는 단기간·간헐적 작업에 따른 2시간의 특별교육이 적용될 수 있는 반면 같은 장비의 반입으로 계속 작업해 온 소속 근로자에게는 원칙적으로 16시간의 특별교육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합리적으로 보기 어렵다. 특별교육 적용 여부가 실제 작업의 위험성이나 장비 관리 실태보다 일시적인 장비 출입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반입 장비를 사업장의 안전관리에서 제외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자에게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조치와 안전보건교육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반입 장비를 ‘5대 이상 보유’ 산정에서 제외하더라도 작업계획 수립·이행, 운전자 자격 확인, 작업 전 장비 점검, 이동경로 및 작업동선 관리, 작업신호 설정, 관계자 외 출입 통제 등 필요한 안전조치는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안전관리 의무의 존부가 아니라 특별교육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하역기계 5대 이상 보유’의 산정 범위다. 장비 대수를 기준으로 하는 정량적 교육 요건과 개별 작업의 위험에 따라 이행해야 하는 안전·보건조치를 구분해 규율할 필요가 있다.

먼저 노무를 제공받는 자가 장비를 임차·리스해 소속 근로자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사업장의 작업공정에 편입해 실질적으로 지휘·관리하는 경우에는 소유 명의와 관계없이 보유 대수에 포함해야 한다. 형식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명의의 장비라도 노무를 제공받는 자가 장비의 배치, 작업 방법 및 운행 등을 실질적으로 지휘·통제한다면 산정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자기 소유 장비를 일시적으로 반입해 직접 조종하고 노무를 제공받는 자가 해당 장비를 실질적으로 사용·관리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5대 이상 보유’ 산정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교육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는 장비 대수와 관계없이 별도의 특별교육을 실시하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 시간은 16시간 이상을 원칙으로 하되 단기간·간헐적 작업에는 현행과 같이 2시간 이상을 적용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특별교육은 위험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그러나 적용 기준이 일시적인 장비 출입에 따라 달라지고 사업주가 의무 발생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면 제도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자기 소유·자기 조종 장비는 원칙적으로 ‘5대 이상 보유’ 산정에서 제외하되 노무를 제공받는 자가 실질적으로 사용·관리하는 장비는 포함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 동시에 산정에서 제외되는 장비를 조종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는 별도의 특별교육 의무를 부과해 교육 공백을 방지해야 한다.

이는 안전 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위험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주체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과하고 실제 위험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하역기계 보유 대수의 산정 기준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교육 체계를 명확하게 정비하는 것이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현장 안전의 실효성을 함께 높이는 길이다.

첨부파일